REPERTORY

음악동인 고물
REPERTORY 물 속의 달

The Moon in the Water

물 속의 달

달이 제대로 밝아 배를 띄웠더니 하늘이 물에 비춰 물 아래 하늘이 있고, 그 가운데 달이 떴네
아이야 저 달 건져라 가지고 놀며 마시자꾸나

2022 물 속의 달 FILM

전통공연예술행사 해외진출지원사업 (홍보콘텐츠 제작지원)

SPONSOR
주최·주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월정명 월정명커늘 배를 타고 추강에 드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이라
선동아 잠긴 달 건져라 완월하게 하리라

달이 제대로 밝아 배를 띄웠더니
하늘이 물에 비춰 물 아래 하늘이 있고, 그 가운데 달이 있네
아이야 잠긴 달 건져라 갖고 놀며 마시자

— 현대어 노랫말

문학으로서의 시조, 즉 시조시는 원천이 다른 두 양식의 음악을 가졌다. 가곡이 시조시를 형성시킨 음악 양식이었다면 시조, 다시 말해, 음악양식으로서의 시조는, 시조시의 기본형인 평시조 형식이 안정화 된 후, 그 시조시를 부르기 위해 고안된 음악양식이다. 가곡의 짙은 유토피아주의는 음악적으로 희석되어 있지만, 시조시로 이어지는 그 이념적 유전자가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월인천강(月印千江). 천 개의 강에 비치는 하나의 달은 임금이다. 임금을 노래하는 이 시는 시조답게, 은근히 이상하다. 하늘의 주인인 달이 땅에 보내는 메시지는 도착하지 않고, 화자는 하늘을 통째로 물 아래 가둬버리며, 따라서 달도 물에 잠긴다. 화자는 달을 건질 수 있는 화자다. 달은 자동이 아니거나 현재 방전되어 작동하지 않으며, 주도권은 시조의 화자, 역사적으로는 계급적 한계의 팽팽한 표면이 되어 있던, 중인에게 있다. 월인천강의 조선 초기와 달리, 조선 말기, 달은 이렇게 노래되었다.


노래의 표정은 평온하다. 고물의 편곡은 이 시조시를 있게 한 위태함이 아니라, 이 시조의 평온한 표정을 따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