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eulga (A Loom Song)
베틀에서 베 짜는 일을 소재로 한 민요. 베틀노래, 베짜기노래라 하기도 한다.
베틀은 손으로 돌리는 일인용 방직기이고 이 노래는 베틀로 짤 수 있는 온갖 천들을 오밀조밀한 가락으로 노래한다.
이 노래에서 가사를 떼내고 선법을 즐기고자 했다. 블루스 선법의 몇 음들처럼, 움직이는 음들을 지닌 한반도 북서부 선법이 블루지한 화성과 한 번 쯤 만나 보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다. 카랑카랑한 단소와 마치 어떤 캐랙터를 연기하는 듯한 표정의 해금, 그리고 25현금으로 연주하는 블루스 코드들이 서로 얽힌다.
먼 데서 각기 태어나 서로 모르는 둘을 대 보면, 자극 받은 생명체처럼 선율의 피부가 흠짓흠짓, 반응한다. 오래된 흙집 같은 선율의 얽힌 더미가 다른 갈래로 풀어지고, 시내의 민물고기떼처럼, 꽃무덤의 날벌레처럼, 선율 밑에선 그 사투리들이 탈출해 나와 어디론가 새 집을 찾아 도망간다. 뭐라고 저 생긴대로 떠들어대며 그들이 가는데, 거기가 물속인지 하늘인지, 그들이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이제 다 왔는지 아직 더 가고 있는지, 우린 모르겠다. 그들이 가는 곳은 아직, 비밀이다.